오늘은 조금은 특별한 미술관(?)을 소개 할까 합니다.
사실 미술관이라고 하기엔 유적에 가깝지만, 일부는 전시 목적으로 사용하니 어거지로 미술관으로 부르겠습니다. ^^
로마의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적지인 도무스 아우레아 (Domus Aurea)인데요.
라틴어로서 “ 황금으로 지어진 큰 집”이라는 뜻이고 해요.
바로 네로 황제의 궁궐이죠.
로마 대화재 이후 로마의 재건을 해야 한 시기에 네로는 화재 손실 지역을 자신의 궁전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사실 궁전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하죠. 거의 100 헥타르에 육박하는 면적이니, 로마라는 도시 안에 자신만의 작은 마을을 만들었다고 봐야겠죠?
심지어 지금의 콜로세움도 이 도무스 아우레아 내부에 있는 인공 호수 ( 현장에선 수영장이란 표현을 쓰던데 문헌마다 표기가 조금씩 다르네요.) 자리에 지어진 정도이니 가히 규모가 상상이 되는 거 같아요. 심지어 콜로세움이라는 이름 자체도 도무스 아우레아에 있던 네로의 거대 조각상 “colossus”(조각상의 이름은 아니고 거대함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라고 해요)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을 정도니 현재 남아 있는 콜로세움의 규모를 생각하면 이 도무스 아우레아의 전체 규모가 대충 상상이 가요.
그러나 이러한 엄청난 규모에 대한 부분을 실재로 현장에서는 바로 느끼기 어려워요. 거의 모든 유적과 흔적이 땅 아래에 묻혔기 때문이죠. 네로 생전에 이 궁전 계획은 로마 시민들에게 매우 부정적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네로의 이후 황제들은 이러한 로마 시민들의 환심을 사고 이전 왕조의 이미지를 지우기 위해 이 궁전을 부수고 자재를 빼서 다른 건축물들에 사용하기도 하고, 내부의 예술품과 장식들도 모두 꺼내져서 다른 건물들의 새로운 장식이 되었어요. 이 궁전 자체도 흙으로 다 덮어 버렸다고 해요. 그래서 현재도 발굴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고 대중에 공개된 장소들도 둘러 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이드 투어를 통해 지하로 내려가야만 가능해요. 실제로 혼자 간다면 길 잃기 딱 십상이고, 지금도 근근이 유지하는 유적자체에도 큰 손실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 유적의 일부 위에는 공원이 조성되었는데 유적 발굴 당시에는 공원의 나무뿌리가 이미 유적 천장에 깊숙이 개입을 하여 더 발굴이 어렵다고 해요. 나무를 제거하려면 유적에 데미지를 주지 않고는 어렵다고 하네요. 그래서 그나마 유적에 가해지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공원의 흙을 더 가벼운 인공 흙으로 교체하고 나무들도 가능한 최소의 숫자만 남겼다고 해요. (그러나 공원 주변이 이미 엄청난 주택 단지라서 …이미.. 글렀어요 )
또 복원 중에 궁전의 지하에서 콜로세움으로 이어지는 통로도 발견되었다고 해요, 이에 이탈리아는 콜로세움과 이 궁전을 잇는 거대한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그러나 자금의 압박이…. 쿨럭)
그리고 이곳에는 어마어마한 면적의 프레스코화가 있고 여전히 남아 있는 부분도 엄청나다고 해요, 그래서 이곳이 15세기 말 발견되고 많은 르네상스 화가들이 이곳을 탐험하고 (응? 던전 탐험?)궁전의 프레스코화들을 연구했다고 해요. 그중에 라파엘로와 제자들에게도 크게 영향을 주어 바티칸의 아케이드에 적용이 되었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는 그러한 화려한 부분은 보기 어려웠어요. 이미 너무 많은 훼손이 가해졌고, 습기 등으로 인해 계속하여 벽화와 천장화는 훼손되고 있다고 하네요. 너무나 큰 규모도 규모이지만 이 유적이 로마 시내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복원과 발굴이 너무 어렵다고 해요. 또 이에 필요한 자금도 너무 크고요. 그래서 일반에게 공개되는 것도 계속 상황에 따라 달라지고 있어요. 유적 내에서 관람객의 안전이 담보가 안 될 상황도 있고, 관광객들에게 유적이 훼손될 위험도 있는 적이 있어서 그렇다고 하네요. 일단 지금은 현재 발굴되어 공개된 영역이 있고요. 이 부분들의 일부를 전시실로 이용하고 있어요.
가이드는 영어 가이드와 이탈리아 가이드 두 개만 존재 하므로 선택해서 홈페이지에 예약을 해야 해요. 그리고 가이드와 함께 입장하게 되면 먼저 굉장히 정성스레 만들어진 영상을 통해 유적의 의미, 역사, 복원도 등을 관람 할 수 있어요. 특이한 것은 그 영상을 유적의 긴 벽에 프로젝트로 비춰서 보여 주는 점이에요.
그리고는 가이드를 따라간 실을 이동하며 설명을 듣게 됩니다. 외국인 가이드분 특유의 유머와 열정을 느낄 수 있는데요. 사실은 거의 가이드 분의 설명과 상상에 많이 의존해야 해요. 너무 많은 훼손으로 인해 상상의 영역이 많이 필요하거든요. 물론 과거의 이미지를 복원해서 보여 주기 때문에 조금 더 상상하기 쉬웠어요.
저는 이러한 방들 중에서도 거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팔각형의 방이 너무 인상 깊었는데요, 이 팔각형의 방은 황제의 식당 중 하나로 이용되었다고 해요. 그리고 이 방은 팔각형 평면 위에 지어진 거의 최초의 돔형 구조이자 가장 초기의 궁전 건축 양식이라고 해요. 이 방이 후대의 궁전과 교회 돔형 건축의 모태가 된다고 하네요. 또한 이 방의 돔 지붕이 과거 네로 시대에는 회전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해요. 노에 들의 인력으로 인해 회전하면 천장에서 꽃가루와 향수가 떨어졌다고 하네요. 정말…건축에 진심인 민족이랄까요?
현재 이곳은 라파엘로 시대 예술에 대한 전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방 한가운데는 나폴리 박물관에서 공수한 파르네세 아틀라스가 떡 하니 있지요. 이러한 유적마저 전시 공간으로 만들어 내는 이 이탈리아 사람들에게 감탄을 …!!! 현재 전시 공간도 과거 네로 시대의 회전 천장에 영감을 받아 이미지를 투영하고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스테파노 보에리가 설계한 계단을 통해 나오게 됩니다. 이 보에리의 계단은 오래된 유적을 관통하는 현대적 건축적 산책로를 제안하는 형태인데요. 사진과 영상에 제대로 안 담겨서 너무 안타까웠어요. 폐허 사이를 가로지르는 건축적 산책로라는 건축가의 의도가 완벽히 표현된 곳이거든요.
로마에 가시게 된다면 이미 유명한 다양한 유적뿐 아니라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방문해보시면 좋을 거 같아요. 어떻게 보면 고대 로마의 모습이 그대로 땅속에 묻어져 있는것이라 새로운 경험도 되실거 같아요.
영상으로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링크의 영상으로 봐주세요~~(아내 홍보 부장도 겸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