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난민 기부 중에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기존에 저희 가족은 여성 노숙자 , 피해 여성 모임과 아동 시설에 직접적인 기부 활동들을 해왔습니다.
그러다가 최근 난민의 증가와 전쟁의 피해에 대한 상황에 따라 ,난민 센터 기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도 우리 가족이 엄청 많이 기부하지는 못하고 그저 아이들에게 작아진 옷, 장난감이나 여러 의료 물품들 기부하는 정도입니다. 저희는 현금으로는 기부를 잘 하지 않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좋지 못한 기억들과 뉴스들 때문이죠. 그러나 최근의 에어비앤비 노쇼 기부는 합리적이라 판단하여 동참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아이들의 작아진 옷을 난민 센터에 기부하게 되었습니다. 국경의 난민들에게는 이미 충분한 옷이 있어서 옷보다는 생리대와 기저귀 등의 생필품이 더 급하지만, 안전 지대의 난민들에게는 아직 추운 날씨를 이겨낼 옷들과 아무것도 가져오지 못한 아이들에게 장난감이 필요하다는 센터의 요청을 들었기 때문이죠.
그렇게 아이들의 “헌 옷”을 정리 하던 중 ,
저희가 아이들에게 왜 “헌 옷”들을 모으는지, 어떤 도움을 사람들에게 나누는지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누던 아이들이 제게 묻더군요.
왜 “헌 옷”을 주냐고요. 깨끗한데 작아서 입지 못한 옷을 주지 않고요.
그게 “헌 옷”이라고 저희 부부가 설명하니 아이들이 아니라고 하네요. 저희 아이들은 독일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한국말을 100% 완벽하게 하지는 못합니다. 물론 대화에 어려움은 전혀 없지만, 단어를 알고 있는 방식이 좀 다르지요. 정말 사전적 의미 그 자체로 알고 있거든요. 그렇게 아이들과 함께 사전을 찾아보니
헌-옷
[헌:옫] [명사]
헐어서 못 입게 되거나 오래 입어서 더러워진 옷.
이라고 적혀 있더군요. 정말.
아이들은 독일어로 alten Kleider (old clothes) 혹은 gebrauchten Kleider (used clothes)를 기부해야 한다고 하네요. 학교에서도 그렇게 배웠고, 매년 학교에서도 그렇게 기부와 바자회를 한다고요.
이 말을 듣고 아내와 오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물론 저희가 괜히 진지한 것 수도 있어요 ^^… 그러나 한번쯤은 생각해봐도 좋을 주제 인 것 같아요. 왜 우리는 헌 옷이란 표현을 쓰는 걸까요? 중고(?) 혹은 옛 옷(?)은 뭔가 어색하고요..
한번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을 만한 주제가 아닌가 합니다.
그리고 참고로 혹시 우크라이나를 돕기를 원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
잘 확인 하시고 현금을 기부 하시는 것이 한국에서는 가장 좋습니다.
그리고 만약 좋은 기관을 통해 물품 기부를 하시게 된다면
- 에너지바, 과일바, 잼, 인스턴트 스프 등과 같이 보관이 편하고 유통기간이 긴 음식들 (단 유리잔에 담아서는 안 됨)
- 기저귀, 생리대, 샤워젤, 샴푸, 치약, 칫솔 등 어린이, 성인 위생 용품
- 60리터 크기 이상의 침낭, 매트리스 등 숙박 장비
의 물품이 가장 급하다고 합니다. 참고해 주세요
첨부된 사진은 친구가 우크라이나에 물품 보내기 위해 자기 창고에 일차 보관중인 물품이라고 보내 온 사진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