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민자나 유학생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불만이 많은 캐나다 문제가 바로 의료 시스템임.
뭐 완벽한건 아니지만 불만 내용들을 보면 초짜거나 아니면 오래됐어도 언어나 관심이 없어서 이해를 못하는 경우가 많음.
그에 대해 대충 설명이 필요한거 같음
캐나다에서 뭔가 정부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면 좌파 정부와 노조를 파보면 대충 답이 나옴.
운동권과 가까웠던 본인이 캐나다 살면서 좌파 정치인들을 극혐하게된 이유.
1) 역사적 배경
원래 사립병원 시스템이던 캐나다가 60년대부터 부분적 국가의료보험 적용을 시작하다 70년대 들어서 전국민 의료보험을 채택하고 80년대 들어서는 환자 부담이 전혀 없는 완전 무료서비스로 전환함.
문제는 완전 무료로 전환되다 보니 평소에 집에서 자가 치료할 작은 상처나 감기따위로 병원을 오는 사람들이 넘치고 그러다 보니 정부 의료지출과 대기시간이 눈덩이처럼 늘어남.
90년대 들어 정부 적자가 감당이 힘들어지고 세계에서 브라질과 부채국 1위를 다투는 위험한 상태까지 오니까 정부가 긴축을 하게되고 의료 예산을 줄이기 시작함.
의료예산을 지정하는건 연방정부지만 실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건 주정부인데 기존과 똑같은 서비스 제공하라면서 예산을 깎아버리니 주정부는 나이든 의사나 간호사들 빨리 은퇴시키고 의대 정원을 줄이고 병원 침상을 줄이는등 의료 서비스 제공자체를 축소함. 당연히 대기시간 더 길어짐.
전문가들이 의료진을 양성하는데 최소 10년이상 걸리기 때문에 함부로 줄이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당시만해도 지금처럼 노인인구가 많지도 않았고 당장 국가 부도가 날수도 있는 상황이라 일단 줄이고 보자는게 연방정부 주정부 정치인들의 생각이었음.
그러다 베이비부머들이 은퇴연령에 다다르고 노인인구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기 시작하면서 의료 시스템이 붕괘할 지경이 되니까 그때서야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들어가고 돈을 때려 넣지만 이미 손쓰기엔 늦게됨.
그래서 전국민의료 시스템을 처음 만든 사람들이 의료서비스 남용이라도 줄이자고 바우처 제도나 의사 볼때마다 $5 정도의 최소한의 액수만이라도 내게해서 필요없는 병원방문 줄여야 한다고 했지만 노인과 가난한 사람들 표를 의식한 정치인들이 다 무시하고 빚으로 돈 더 때려넣는걸로 결정.
공짜라고 앰뷸런스를 택시처럼 타고 다니는 일부 저소득자들 하루종일 할일이 없어서 이병원 저병원 다니며 같은 병으로 여러번의 처방전을 받는 노인등 의사들이 보면 답답해 미칠 일들이 벌어져도 정부는 오로지 표만 의식해 전혀 제재가 없고 그걸 바라보는 의료진들은 될되로 되라는 심정이 될수밖에 없음.
2) 정치인과 의사협의 삽질
애초에 정부에서 의사수 줄일때 전문가들이 경고를 했지만 의사수가 줄면 의사의 공급이 줄기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입이 커질수 있어 의사협에서는 반대를 하지않음.
그러다 노인인구 늘고 상황이 심각해질때마다 의사협회는 의료수가를 올려서 더 많은 환자를 보게 하라고 함. 즉 돈만 더 때려 넣으라는 얘기.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정부는 돈을 넣고 고용측인 병원은 계속해서 의사나 간호사가 아닌 행정업무 관련 인원들만 늘임.
캐나다는 사립 클리닉에서 일하지 않는 한 대부분의 의사가 법적으로 독리된 프리랜서지만 실제적으로 의료를 독점하는 정부에 소속된 반 공무원임.
그래서 의협은 실질적으로 노조역할을 하고 의사수가 부족해서 코너에 몰린 정부와 긴 수련기간이 필요한 전문직의 특성을 노려 정부에서 계속해서 임금을 인상하게 하지만 그게 오히려 부작용으로 작용함.
최근 거의 모든 대학 여의사가 반을 넘어가는데 여의사들은 자녀도 돌봐야하고 가정일도 하느라 남자 의사보다 근무시간도 적고 환자를 덜 보기에 의사당 환자 진료율이 떨어질수 밖에 없음. 맘대로 일을 줄여도 워낙 수요가 많아 언제든지 다시 환자진료를 늘릴수 있는 환경이라 일 줄이는데 큰 문제가 없음. 그런데 수입이 늘자 더 많은 환자를 보던 나이많은 의사들도 어짜피 세금으로 반 뜯길거라 환자를 덜 보려고 함. 그래도 충분히 이전 수입만큼 버니까.
그러다보니 일을 많이 하는 의사들한테는 환자가 더 몰려서 burn out이 오게됨. 악순환의 시작.
이건 간호사도 마찬가지라 돈을 더 준다고 해결되는게 아니고 결국 의사 간호사의 수를 늘려야 하는데 이미 갑질의 달콤함에 빠진 의협에서 협조를 하지 않음.
정부에게 가장 빨리 의료 스태프를 증원할수 있는 방법은 외국에서 의료진을 받아들이는건데 이걸 의협과 간호협에서 딴지를 놓음.
가령 외국에서 이미 경력이 상당한 전문의가 캐나다에 들어와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의사면허가 인정되지 않아 또다시 영어나 불어로 의사고시를 다시 봐야 하는데 그 시험에 붙는다 해도 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조건을 달아 실질적으로 현지 의대 졸업자도 찾기 쉽지 않은 수련의 자리를 이민자 의사가 찾는건 하늘의 별따기임.
설사 그런 과정을 다 거친다 해도 기간이 너무 길어 당장 딸린 가족 생활고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임.
그래서 본국에서 전문의를 하던 의사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간호사로 전환해 일하는 경우도 많음. 그래서 간단한 병은 간호사가 처방전도 쓰고 진료도 할수있게금 했으나 의협의 견제로 실제로 간호사가 의사대신 처방전 써주는 진료하는 경우는 들물음. 처방전을 쓸정도의 전문교육까지 받은 super nurse들이 아직도 대부분 응급실에서 들어온 환자의 위급사항 정도를 판단하는 수준임.
이건 정부가 강경하게 나가야 하는데 칼자루를 쥔건 의협이라 끌려갈수밖에 없음. 막상 싸우려던 정부도 의협이 반대하면 꼬리를 내릴수밖에 없음. 당장 몸이 아픈 환자들은 정부가 대처할 만큼의 시간을 주지 않기 때문임.
공급을 조절 못하면 수요라도 조절해야 하는데 표가 날아가니 수요도 못건드림.
가령 이번 코로나 사태때 병원에서 의사 간호사들 갈려 나가는 상황에 강력하게 마스크 착용하고 단체 모임을 줄이라고 그렇게 얘기해도 국민들 눈치 보면서 풀었다 조였다 하는 바람에 의료진들도 질려버려서 단체 병가내고 쉬고 있음. 실제 일할수 있는 스태프들 중에 2-30% 정도가 쉬고있음. 그러니 일하는 의료진은 더욱 죽어나가고 환자들 대기시간은 더더욱 길어짐.
더군다나 의사 혼자가 아니라 간호사와 마취의사 다른 테크니션들이랑 팀으로 해야하는 수술같은 경우는 누구 하나만 부족해도 수술자체가 불가능해 출근해서도 수술 못하고 다른 업무 보는 경우도 많이 생김.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보다 나을수 밖에 없는 이유
의사 상담을 받거나 병을 찾아내는 1차 진료가 한국이 월등이 빠른건 사실이나 막상 큰 병으로 확인되 생사를 가르는 상황에 받는 2차진료에서는 절대 한국보다 느리지 않음. 무엇보다 입원하는 순간부터 병에 따라 돈걱정을 해야하는 한국과 달리 캐나다는 환자가 수입이 줄어 생계 걱정 할지는 몰라도 병원비를 걱정하는 경우는 없음.
그렇게 의료진이 부족해도 환자대비 간호사 조무사수가 캐나다가 한국보다 배는 많음. 그래서 환자 옆에서 보호자가 하루종일 머물며 도와주는 한국과는 달리 보호자들은 환자 상태보려 면회나 오는 정도임. 한국에선 입원했을때 돈주고 환자 도우미 사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간호사들이 그 역을 하기에 따로 돈이 들지 않음.
돈이 많거나 전문직이라 시간이 없다면 사립 클리닉에 가서 1차진료를 받고 공립 2차진료를 더 빠르게 받거나 2차진료 대기시간이 길다면 아얘 미국가서 받는 방법도 있음. 돈으로 값을 치를것이냐 시간으로 치를것이냐의 차이임.
환자 입장에서야 값이 얼마든 신약이 나왔다면 써보고 싶겠지만 정부에서는 큰 부담이라 약효가 확실히 증명된 약을 위주로 값이 어느정도 안정됐을때 허가하는데 의외로 매일 먹어야 하는 수백불짜리 약들도 즐비한거에 놀랐음. 항암제인데 한국에서는 비싸다고 보험처리가 일체 안되는 약인데 캐나다에서 무료로 주는 경우 많음. 일년에 약값으로만 10만불이상 즉 억단위로 나감. 그것도 언제 다른 병으로 죽어도 놀랍지 않을 노인들한테 그런 약을 처방해서 줌. 거기다 추가로 검사나 입원할때 들어가는 의료비도 공짜임. 한국같으면 왠만한 중산층도 옛날에 비해 보험처리 되도 가계경제가 휘청일 정도인데 여기선 다 공짜임.
무엇보다 의료의 질이 중병일수록 더 뛰어남. 한국은 의사들이 워낙 많은 환자들을 봐야하기 때문에 의사 개인의 역량이 시간이 갈수록 좋아지는 경우가 많으나 그만큼 연구할 시간이 없기에 발전역시 늦음. 보통 해외에서 먼저 개발되고 빠르게 적용하는건 잘하지만 자체 연구로 발전시키는 부분에서는 뒤쳐짐.
별거 아닌거 같아도 캐나다가 5명의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반면 한국은 아직까지 전무. 노벨상 받은게 좋은건 최소한 그 부분에서 세계 최초 최고임을 인정받는것과 그에 따른 정부의 지원과 도네이션 덕에 또 최고의 두뇌들을 끌어들일수 있어 명맥이 계속해서 이어진다는 거임. 발견한지 100년이 다되가는 인슐린도 아직 그쪽 연구분야에서는 캐나다가 리더고 뇌나 뇌의 시각처리 면역 등에서도 알아줌.
가령 AI의 발전을 위해서는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부터 이해를 해야 하는데 캐나다의 몬트리얼 맥길 대학이 그쪽의 선구자고 때문에 몬트리얼이 현재 AI 연구의 성지가 됐음. 한국 삼성의 AI 연구소도 몬트리얼에 있음.
그러나 이런 거창한거 말고 가장 일반인에게 피부로 다가오는 차이는 캐나다는 생명과 직결된 의료분야 외과(신경외과 정형외과 흉부외과등등), 산부인과, 소아과, 비뇨기과등이 건재한 반면 (사실 그런 의료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위해 이민자 의사를 까다롭게 면허내주는 이유도 있음.) 한국은 말도 안되는 낮은 보험수가와 출산율로 기피학과가 되는 바람에 매년 지원 미달에 의료의 질도 떨어지고 제때 진료를 못받아 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음.
캐나다는 어쩌다 응급실에서 제대 진료 못받고 죽으면 신문에 나와서 큰 사건처럼 보여도 한국의 경우 그런 응급환자들 받아봐야 병원 적자만 커지고 실제 진료할 의료진이 없어서 앰뷸런스 타고 뺑뺑이돌다 골든타임 놓쳐 죽는게 일상임. 그래서 뉴스에도 잘 안나옴. 문제는 그런 상황이 점점 더 심해질거란 거고 수도권을 벋어난 지방쪽은 뇌졸증이나 난산 심장마비 추락사고 같은 일이 벌어지면 그냥 죽는다고 생각하면 됨. 죽어도 그냥 명이 그거밖에 안되서 그렇다고 생각하지 시스템이 문제란 생각은 안함.
캐나다의 무상의료 문제는 인구가 노령화되고 똑같이 무상의료를 제공하는 영국, 독일, 스웨덴, 프랑스, 이태리 거의 모든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겪고있는 현상이고 미국처럼 극단적으로 가지 않더라도 충분히 정치인들과 의사협회가 자신들의 사리사욕을 버리고 국민들 책임감있게 서비스 사용하도록 제도하면 충분히 개선될 가능성이 있음.
그러나 한국의 경우 세금을 올리고 보험수가 제대로 정산하고 출산율을 올리던지 이민들 받던지 해야 해결되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임.
지금 대기시간 짧다는 것도 2035년을 기점으로 한국의 노령인구 비율이 캐나다를 넘으면서 다른 얘기가 될거고 2065을 기준으로 보면 한국의 노령인구비율이 43%를 넘어가는데 캐나다는 그때쯤 25% 정도밖에 안됨. 그때 한국 의료 시스템이 캐나다보다 더 나을거 같음?
현재 원가보다 턱없이 낮은 보험수가를 적용하는데도 의료보험재정 줄어들어 난리인데 더 환자 늘고 의료보험비 내는 인구는 줄면 어찌 될거같음?
가장 예측이 쉽고 확실한게 인구비율인데 한국은 2030 이후로는 급격한 인구의 노령화와 내리막길로 대책이 없음.
캐나다에서 한번 중병에 걸려서 죽다 살아나보면 세금이 아깝지 않다고 하는게 대부분의 한국 사람 반응임. 불편한것과 살아남는건 다른 문제임.
한국은 첫번째에 캐나다는 두번째에 중점을 두는거임.
의료쪽은 너무 방대해서 빠진 내용도 많고 실제 의사분들이 보면 반론의 제기할 부분도 있지만 반대로 의사분들이 모르는 부분 얘기 안하는 부분도 많음.
아니 이걸 왜? 라는 의문이 들때 의사들이 아니라 정치인 의협이 뭔가 저질렀다고 생각하면 됨,.
가령 안락사만 해도 표면적으로 완치나 치료방법조차 없는 경우에도 굳이 발전된 기술로 생명만 연장하면서 고통을 줘야하는 이유가 없다는 의사들과 생명의 존엄성과 자신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지 죽이기 위해서 의사된게 아니라는 의사들이 이념적 차이로 갈등이 벌어진거 같지만 실제로는 의사협 이익과도 관련되있음.
환자의 마지막 1년이 그 환자의 나머지 인생 전체를 합친거보다 더 의료비용이 나옴. 그 말인 즉슨 안락사로 환자가 의미가 없는 그 마지막 1년을 스스로 단축시키면 엄청난 의료비용이 감소한다는거고 인건비가 대부분인 의료부분에 의사들의 파이가 그만큼 줄어든다는 현실적 문제가 생김. (아파도 더 살고싶은 환자에게 안락사 택하라는 압력도 생길수 있음.)
반대로 한국은 알부민 같은 보험커버 안되는 주사제나 신형 검사장비를 동원 환자에게 추가비용을 내게 만들어야만 적자폭을 줄일수 있는데 여기와서 병원에서 그런거도 안해준다고 불평하면 바보되는거임.
어쨌든 보기보다 선진국들의 의료서비스 문제는 외형적으로 떨어지는거 같지만 생각보다 효과적이고 실제로 유아 사망율이나 응급환자 사망율이 한국과 비슷하거나 더 낮음. 반대로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을 보유한 미국은 유아 사망율과 기대수명이 후진국 수준임.
한국은 내가 작은 문제로 불편해서 병원가면 최고지만 반대로 중병에 걸리거나 중증외상으로 입원해야 하면 절대 캐나다보다 낫다고 볼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