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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자란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들이 인종을 구분하지 않는 듯한 인상을 받을 때가 있다. 물론 그게 완전히 맞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그들의 말투나 태도에서 ‘차이’를 의식하지 않는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한국에서 자랄 때는 모두가 같은 인종, 같은 언어, 같은 문화를 공유했다. 그래서인지 ‘다른 사람’이라는 개념은 주로 생각이나 성격의 차이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 ‘다름’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존재한다. 피부색, 억양, 이름, 문화 — 모든 게 조금씩 다르다. 그런데 미국에서 자란 아이들은 그런 차이에 신경을 거의 쓰지 않는다. 마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이런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 나에게는 여전히 낯설고 배워가는 과정이지만, 그들에게는 이미 익숙한 일상이다. 아마도 어릴 때부터 다양한 환경에서 친구를 사귀고, 학교에서 포용을 배우며, 미디어를 통해 여러 문화를 접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세상이 완전히 평등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들의 세대에서는 인종이 거리감의 이유가 되지 않는 사회로 조금씩 나아가고 있는 듯하다. 그리고 나는 그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한때 ‘모두가 같은 얼굴’이던 곳에서 온 사람으로서, 그 차이를 관찰하고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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